시민마당 그늘을 한 삽 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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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동두천문인협회)


햇살이 따가워

능소화 그늘에 앉으니

텃밭가 금송화가

‘여기도 시원해요’ 하며 웃는다


단풍잎 다섯 손가락 사이로

햇살을 향해 숨결을 내미는

나팔꽃 그늘


오이 덩굴 얽혀

주렁주렁 오이 그늘


난쟁이 돌나물

'난 그늘을 만들 수 없어요

햇살이 나를 너무 오래 안아

내 안의 그림자마저 잠들었거든'


'네 키는 작지만

너도 그늘이 있단다'

그 말을 내 마음 한쪽에 심어 두고


햇빛이 남긴 그늘을

한 삽 떠다 내 방에 들였다

그늘들이 모여

창문 넘어온 바람과 실을 맞물려

고운 모시이불 한 채를 짠다


능소화, 금송화

단풍나무, 나팔꽃

돌나물, 오이, 호박


그늘빛 모시이불 속에서

바람이 먼저 눕고

그 뒤를 따라

내 낮잠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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