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마당 장례, 가족의 뿌리를 기억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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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생연동)
고향 후배의 아버님께서 별세하셔 장례식장 빈소를 찾아 문상을 마친 뒤였다. 후배인 상주와 장례 절차를 이야기하던 중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 고인의 자녀가 6남매이고 모두 결혼했다면 손주들도 여럿 있을 텐데, 상가(喪家)에는 어른 상주들만 있을 뿐 어린 손주들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대학생쯤 되어 보이는 한 명과 고등학생 한 명 정도만 있을 뿐,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손주들은 없었다. 궁금해서 후배에게 물었더니, 아이들은 상가에 있어 봐야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피곤하기만 할 것 같아 어린아이들은 아예 오지 않았거나, 초등학생·중학생 조카들은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했다. 내가 “그럼 할아버지께 작별 인사조차 하지 못한 아이들도 있느냐”고 묻자 후배는 “그런 셈이죠 뭐”라고 답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다른 상가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본 기억이 떠올랐다. 어린아이들이 장례와 같은 가족의례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을 낳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부모, 곧 자신의 뿌리인 할아버지, 할머니와 마지막 인사조차 하지 않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은 후배가 경황이 없을 것 같아 말을 아꼈다. 장례를 마친 며칠 뒤 조용히 내 생각을 전했다. 번거롭다는 이유로, 또 아이들을 배려한다는 이유로 할머니·할아버지의 장례식에 손주들을 참여시키지 않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와 내 아이들이 오늘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은 그 뿌리인 어르신들 덕분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하고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가족 간 관계가 예전만큼 촘촘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욱 생각해 볼 일이다. 장례는 단순히 어른들만의 절차가 아니라, 한 가족의 뿌리를 기억하고 다음 세대에게 삶과 죽음의 의미를 전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힘들 것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을 그 자리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배려인지 우리 모두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